사시모르 섬, 또바호수 풍경사시모르 섬, 또바호수 풍경

Posted at 2010. 6. 1. 11:53 | Posted in 해외여행정보/말레이,싱가폴,인니

처음에는이곳이라면 1년도 있을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호수. 하얀 구름이 만들어내는 최고의 풍광.

시원하다 못해 밤에는 한기를 느낄 정도의 기온.  

(또바는 적도근처지만 해발 900m에 위치해 있어 시원한 기후이다- :)

참으로 착한 숙박과 음식가격.

정말 모든게 완벽했다.

  3주정도호수를 바라보며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이 한적함을 즐기려던 계획은

길게 가지 않았다
 

이미 또바에 오기 직전 포카라에서 1달간 비슷한 신선놈음을 했으며

그곳은 함께 할 친구들이 있었으나

이곳의 가장 큰 단점은 커뮤니케이션의 대상이 없었다는 것
 

예전 도덕시간에서나 배웠을 법한 

'인간은 사회적 동물' 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이렇게까지 절실하게 와 닿은 적은 없었다.  

사실 누려보지 못한 이 한적함과 고요함이 처음에는 너무 맘에 들었다.

 

멋진 호수가 보이는 레스토랑의 자리에 앉아 너무도 잘어울리는 궁합인 사떼와 빈땅 맥주를 마시는 것도 좋았고

고즈넉히 앉아 책을 읽다 보면 찾아오는 또바호수의 '매직아워' 는 어떤 곳의 그것보다 더 아름다웠다.

 

하지만 음식냄새를 맡고 내게 다가오는 '새끼고양이'에게 말을 건내는 내가 

그야말로 pathetic

(포카라에서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에 나오는

 고양이와 대화하는 노인을 흉내내고 싶었나보다 -_-;;) 
 

사실 여행지에서 나는 조금은 과묵한 편.

혼자 여행하는 여행자가 있어도 왠만해서 먼저 말을 거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자주 가던 Poppy's fish farm

이제 또바호수에 막 도착해서 짐도 풀지 않은

 혼자 밥먹으러 온 여행자를 발견한다
 

정말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말을 건냈다.

"안녕혼자 왔나봐. 어디서 왔니

 

사실 이스라엘 여행자는 참 악명이 높다.  

군대를 다녀온 뒤로 바로 여행을 떠나서 세계 각지로 흩어져서 여행을 하는

이스라엘 여행자들은 단체로 다니면서 정말 시끄럽고 예의없고 무례한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런데 이렇게 혼자 여행다니는 이스라엘리는 처음이였다.

 

인도네시아 발리와 브로모, 그리고 족자카르타를 거쳐서

또바호수에 왔다는 Dor의 애기를 듣고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그곳들을 생각하게 되었고

주저하지 않고 루트를 전면 재수정하게 되었다
 

아직 인도네시아의 비자일정이 20일 이상이나 남았고

정착보다는 이동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토바호수의 매직아워>

몇일전 종방한 <지붕뚫고 하이킥> 의 다니엘이  이런 애기를 한다.

" 집안이 왜 이렇게 조용해. 꼭 물속에 가라 앉아 있는거 같아. "

 

또바호수가 그랬다

물속에 가라앉은 듯 너무나 조용했던 거리, 식당, 숙소.  

 

그래도 잊지 못할 또바호수에서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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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풍경 - <사시모르 섬, 또바호수> |작성자 보라색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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