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카오산로드-세계 배낭여행자들의 거리방콕 카오산로드-세계 배낭여행자들의 거리

Posted at 2010. 6. 1. 02:22 | Posted in 해외여행정보/태국,미얀마

전세계 배낭여행자들은 여기로 모인다. 태국 방콕 카오산로드, 인도 델리 파하르간지, 베트남 하노이 팜응우라우 거리, 중국 윈난성 쿤밍…. 배낭 하나 둘러메고 세계 곳곳에서 찾아온 여행자들은 여기서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정보를 얻고, 다음 여행지로 떠난다. 말 그대로배낭여행자의 거리.

배낭여행자 거리는 인도 파하르간지에서 시작됐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끝난 뒤, 유럽의 히피와 여행자들은동양의 도()’를 찾아 인도로 왔다. 거리에서 잠을 자고, 구걸로 밥을 먹으면서도 마음 속엔 행복이 가득한 인도 사람들. 서구 여행자들은 여기서유토피아를 발견했다. 그들은 델리 중앙역 뒤 시장통인 파하르간지의 값싼 숙소에서 잠을 자고, 물건을 사고, 여행했다. 여행자들의 입맛에 맞춘 식당이 생겨났고, 여행사가 들어섰다.

1970년대, ‘인도마저 오염됐다고 느낀 여행자들은 태국 카오산로드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숙소와 식당은 저렴했고, 관광 필수코스인 왕궁과 박물관은 지척이었다. 시장에선 무엇이든 구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도 카오산로드는배낭여행자의 메카로 군림하고 있다.

카오산로드뿐 아니다. 베트남에도, 네팔에도, 인도네시아에도, 배낭여행자들이 휩쓸고 가는 곳마다배낭여행자의 거리가 생겨났다.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널 근처. 방값이 싸고 시장이 가까운 곳. 물가가 싼 곳. 영어가 가능한 곳. 내국인보다 여행자가 많은 곳. 바다 건너 어디에선가 온 이국의 친구들과배낭여행자라는 공감대 하나로 맥주잔을 부딪치는 곳. 오늘도 그곳에는 배낭을 멘 젊은이들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태국 방콕 카오산로드

여기는 태국 방콕 카오산로드. 전세계 배낭여행자의 천국이자 베이스캠프다. 300m가 채 안 되는 시장 골목 중 이곳만큼 전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곳은 없다. 세계를 떠도는 배낭여행자는 누구나 한번쯤 거쳐간다. 영화비치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배낭을 둘러메고 이곳에 처음 발을 디뎠다.

제 키만한 배낭을 짊어진 여행자들은 방람푸, 카오산로드 입구에서 버스를 내린다. 카오산로드는 짜크라퐁 로드에서 타니오로드까지 수직으로 뻗어있는 골목길. 여행자들에겐 카오산로드와 평행하게 뻗어있는 람부뜨리 로드, 카오산 위쪽의 파아팃 로드까지가 모두카오산으로 통한다. 값싼 숙소와 식당, 여행사가 밀집한 곳이다.

카오산에 발을 디딘 순간이 한낮이라면, 그저 여행자들이 몰려다니는 시장통에 불과하다. 그러나 오후 5시 카오산로드 입구에 차량 통제 칸막이가 세워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카오산로드이정표 뒤걸리버스 터번에 네온사인이 들어오는 그때부터, 카오산은 배낭여행자의 해방구로 변신한다. 거리엔 포장마차 노점상들이 몰려나와 팟타이(태국식 볶음국수)와 카오팟(볶음밥)을 볶아낸다. 레게머리를 늘어뜨린 여행자들은스타퍽스(starfucks)’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맥주병을 손에 들고 거리를 어슬렁거린다. 술집에서는 유럽 축구 방송을 중계하고, ‘아무거나 다 팝니다(we sell everything)’란 간판을 단 헌책방에는 남들이 쓰다 판 여행가이드북을 사려는 여행자들로 붐빈다.

카오산로드가 배낭여행자의 거리로 떠오른 것은 1970년대 초. 그때만 해도 방콕 사람들조차 찾지 않는슬럼가에 가까웠다.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자들은 값싼 숙소를 찾아 카오산로드로 모여들었다. 하룻밤 방값이 겨우 100바트(2,500). 하루 방콕 관광 필수 포인트인 왕궁, 박물관, 왓포 등이 걸어서 15분 거리. 시장이 가까워 먹을거리와 여행에 필요한 물건을 사기도 좋았다. 거기다 방콕은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등 동남아 각지로 여행하기 위해서는 거쳐갈 수밖에 없는 곳이었다. 여행자가 늘어나면서 여행사와 각종 부대시설이 속속 들어섰다. 카오산로드에는 배낭여행자가 원하는 모든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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