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명반]90위 두 번째 달 ‘두 번째 달’(2005 | Triangle)[한국명반]90위 두 번째 달 ‘두 번째 달’(2005 | Triangle)

Posted at 2010. 5. 30. 01:11 | Posted in 삶의한자락/미디어(영화,음악,TV)
기사입력 2008-07-10 18:07
ㆍ낯선 아일랜드 음악의 ‘조용한 반란’

정말로 다행스럽게도 이 리스트는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이다. 만일 한국 ‘가요’ 100대 명반이었다면? 아마도 이 앨범은 여기 이름을 올리지 못했을 것이다. 이 앨범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그야말로 하늘에서 뚝 떨어진 앨범이다. 이들에게는 국내 대중음악계에 어떤 음악적 스승도, 영향 받은 아티스트도 없다. 사전 정보 없이 이 앨범을 듣는다면 한국산(産) 앨범이라는 사실도 알기 힘들 것이다. 한국어 가사 한 마디 없고, 멜로디와 편곡도 가요풍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으니 말이다.

보통 이런 앨범들이 나오면 ‘가요계’의 수많은 ‘업자’들은 냉소적인 웃음과 함께 한 마디씩 던진다. “말아먹으려고 작정한 앨범”이라고. 대중을 선도하고 앞서나가려 하지 말고 안전하게, 남들이 하는 대로 적당히 따라가면 된다는 이들 작곡가, 프로듀서, 기획자들은 그들의 눈높이를 대중의 발높이 정도에 맞춰놓고 음악을 만들고 있다.

2005년 초 발매된 이 ‘말아먹으려고 작정한 앨범’은 그들의 예견대로 조용히 묻히는 듯했다. 낯설디 낯선 아일랜드 민속음악이 댄스와 발라드에 푹 젖은 한국 대중에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한 것도 당연했다. 그해 봄 우연히 다른 뮤지션의 공연에 오프닝으로 나섰던 두번째 달의 연주를 접한 후, 모든 다른 관객들과 함께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던 (그리고 바로 집으로 돌아와 앨범을 구매하고 푹 빠졌던) 필자조차도 그렇게 생각했을 정도니까 말이다.

그런데 앨범이 발매되고 몇 달이 지나 조용한 반란이 시작된다. 그 진원지는 드라마와 광고였다. ‘The Boy From Wonderland’나 ‘고양이 효과’ 같은 곡들이 잇달아 TV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30초도 채 듣지 못한 이 곡들에 반해 이들을 찾기 시작했다. 이 글을 읽는 이들 중 이들의 이름이 낯선 이들은 위의 곡들을 인터넷에서 찾아 들어보라. 분명히 “아~이 곡!”이라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한 달이면 수십 곡씩 쏟아지는 광고음악들 속에서도 기억에 확실하게 남을 만큼 이들의 곡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반응이 좋자 ‘바다를 꿈꾸다’ ‘얼음연못’ 등이 계속해서 드라마와 광고를 장식했고, 2005년에서 2006년 초반까지 아마도 사람들에게 들려진 횟수로는 한국의 어떤 가수 앨범보다도 많지 않았나 싶다. 별로 따져보고 싶지 않은 부분이긴 하나 수익성 측면에서도 거액을 들여 성형시키고 ‘블록버스터급’ 뮤직비디오 만들어 곡 하나 겨우 띄운 가수들보다는 월등하지 않았을까 싶다. 모르겠다. 이 조용한 반란이 가요계 ‘업자’들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바꿔 놓았을까. 그건 너무 순진한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성공은 적어도 대중음악 팬 상당수는 멍청이가 아니라는 것을 명쾌하게 입증했다. 앨범에 대한 설명을 할 겨를도 없이 정해진 지면이 찼지만, 이 앨범은 굳이 왜 좋은지 설명할 필요 없이 듣는 이들이 몸으로 훌륭하다고 느끼게 되는 명반이다. 덧붙이자면 앨범보다 더 훌륭한 것은 이들의 공연이다.

<신승렬 | 대중음악서저자>

1집 2nd Moon

타이틀곡
얼음연못   서쪽 하늘에  
장르/스타일
가요 > 발라드 , 그외장르 > 뉴에이지
발매정보
2005.02.17 (대한민국) | EMI Music Korea

앨범소개

에스닉 퓨전그룹 `두번째 달`이 드라마 `아일랜드`에 이어, `궁`에서도 멋진 음악을 선보이며 세간에 화제가 되고있다. 드라마 첫회에 깜짝 출연을 하기도한 이들은, 음악적 분위기를 더욱더 고조시키는 드라마의 화려한 세트와 더불어 회가 거듭될수록 이들의 음악을 찾는이들이 늘고 있다. 경쾌한 리듬의 한국적 선율이지만 아이리시 휘슬이나 만돌린 등의 독특한 악기편성으로 신선한 음악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는 드라마를 더욱더 빛나게 해주는 최고의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이다. (200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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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아일랜드'의 메인 테마로 삽입되었던 '서쪽하늘에…'로 '아일랜드 폐인'과 월드뮤직 팬들에게 최고 화제의 팀으로 떠오른 국내 7인조 에스닉 퓨전 밴드 '두번째달' 첫 음반 발매!

'세계 여러 나라의 민속 음악을 다양한 접근법으로 모든 이들을 위해 친근하게 들려준다'라는 음악적 슬로건에 '만약 태초에 달이 두개였다면?'이라는 귀여운(!?)상상력을 용해시켜 '에스닉 퓨전'이라는 생경한 사운드를 선보이는 두번째달은 얼마 전 방영되어 '알랜폐인'이라는 용어를 양산하며 마니아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던 드라마 '아일랜드'에 삽입된 '서쪽하늘에'를 통해 그 존재를 드러냈다. 7명으로 이루어진 두번째달의 멤버 대부분은 이미 유수한 영화 및 광고, 드라마, 뮤지컬 음악, 혹은 음악경연대회 등의 '제도권' 관문을 넘어선 실력파들로서 리더이자 기타, 만돌린 등을 맡고 있는 김현보는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수취인불명', '포카리스웨트' CM 등을 통해 알려진 인물로 이러한 다채로운 이력은 베이스와 퍼커션의 박진우, 키보드와 아이리쉬 휘슬의 박혜리, 역시 키보드와 퍼커션의 최진경, 드럼과 퍼커션의 백선열, 바이올린의 조윤정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두번째달'의 무국적 퓨전 사운드에 마지막 방점을 찍어주는 멤버가 바로 보컬을 맡고 있는 아일랜드 태생의 린다 컬린(Lynda Cullen)이다. 시네이드 오코너와 돌로레스 오라이어던의 중간쯤에 위치한 목소리를 가진 그녀는 에스닉 퓨전 스타일의 연주로 채워진 이 앨범에서 몇 안되는 보컬트랙을 통해 두번째달의 스펙트럼을 더욱 넓혀주고 있다. 여행, 하늘, 바람, 바다, 무지개 등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통해 우리에게 색다른 묘미를 선사하고 있는 두번째달은 파티와 라운지, 일렉트로닉, 디제잉이라는 단어들에 어느덧 식상해져 가고 있을 당신에게 새로운 음악적 체험이자 실로 오랜만에 만나는 진실한 음악으로의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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