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명반]36위 서태지와 아이들 ‘서태지와 아이들Ⅳ’[한국명반]36위 서태지와 아이들 ‘서태지와 아이들Ⅳ’
Posted at 2010. 5. 29. 21:36 | Posted in 삶의한자락/미디어(영화,음악,TV)서태지라는 뮤지션 절정의 감각은 그가 철저히 대중을 의식하고 있을 때에 비로소 완전하게 드러난다. 이는 상당수의 작가들이 ‘대중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때 비로소 필생의 역작을 잉태하는 것과는 정 반대인 것이다. 그러나 진정 뛰어난 ‘팝 아티스트’들은 언제든 대중을 의식한다. 그들의 입맛을 맞추는 법을 안다. 그들을 의식하되 그들에게 끌려가지 않는다. 철저히 계산하고 정제되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가장 간결하고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제시한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대중가수’인 것이다.
신세대 담론? 문화 대통령?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언제 서태지가 사회운동이라도 했다는 말인가? 정치에 몸을 담고 청년들을 선동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그가 만들어 낸 것은 5분짜리 가요이고 60분짜리 음반에 불과하다. 그의 본질은 대중가수이고 철저히 계산하고 포장할 줄 아는 음악장사꾼인 것이다. 다만 서태지가 다른 수많은 아류의 장사치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상품의 ‘퀄러티’일 것이다. 절대적인 질의 차이이다. 그리고 품위와 태도의 차별성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태지의 최고작은 단연코 네 번째 앨범이 될 것이다. 세 장의 앨범을 통해 각기 다른 영역으로 조금씩 실험을 거듭했던 이 젊은 천재 뮤지션은 그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내어 용광로 속에 담가 쇳물을 부어 틀에 담아내었으니 그것이 바로 4집이다. 이것은 젊은이들만이 이해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마음이 굳어버리고 성미가 고약해져버린 기성세대들에게는 소음이요 방탕일 뿐이다. 이번엔 얼터너티브와 힙합이다. 바로 이것은 1994년에 가장 진보적인 젊은 아티스트가 택할 수 있는 가장 젊고 호소력 있는 장르였다. 이 젊은 혈기, 그리고 샘솟는 아이디어, 폭발하는 광기, 그리고 정제된 프로페셔널리즘은 뮤지션 서태지 1인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탁월한 경지이다.
‘Come Back Home’이나 ‘1996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의 편곡은 더할 나위 없이 탁월하고 세련미가 넘친다. 서태지는 그 어떤 경우에도 쓸데없이 긴 후렴이나 진부한 전개를 택하지 않았으며 리듬은 쫄깃쫄깃할 정도로 매끄럽다. 무척이나 닮았지만 상반된 매력을 가지고 있는 그의 단짝 김종서와 함께한 ‘Free Style’은 그의 유쾌한 감수성과 재치를 꿰어낸 기분 좋은 수작이다. 실연의 아픔이 슬프다 못해 처절해서 미칠 것만 같은 ‘필승’조차도 즐겁다. 그의 강점은 바로 이런 것이다. 심각하거나 귀를 피곤하게 하지 않음에도 결코 경박하지 않게 핵심을 꿰뚫는다는 것.
‘시대 유감’. 더 이상의 말이 필요한가. 가요사전심의제를 철폐시키고야만 힘이 넘치는 한 곡. 미친 듯이 들이대는 연주와 숨 돌릴 틈 없이 쏟아대는 랩과 보컬, 그리고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요상한 음원들을 덧입히고 색칠해 결합시킨 과감성, 이 세상이 모두 미쳐버릴 것만 같은 그 어느 밤 모두 같이 나가 굉음을 내고 소리쳐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 보고 싶은 욕망을 자극하는 아주 기분 좋고 신나는 분탕질. 누군들 그런 생각 한번쯤 품어보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것을 누가 이렇게 재미나게 말할 수 있는가. 이것이 서태지다. 6년 내내 대중들에게 소리쳤던 바로 그 핵심이다.
◇서태지와 아이들 프로필
·결성 : 1991년
·구성원 : 서태지(보컬, 랩) 양현석(보컬, 랩) 이주노(보컬, 랩)
·주요 활동
-1992년 1집 ‘서태지와 아이들: 난 알아요/환상 속의 그대’ LIVE & TECHNO REMIX
-1993년 2집 ‘Seotaiji and Boys Ⅱ: 하여가/우리들만의 추억’
라이브 음반 ‘93 마지막 축제’
-1994년 3집 ‘SEOTAIJI AND BOYS Ⅲ: 발해를 꿈꾸며/교실이데아’
-1995년 싱글 ‘서태지와 아이들: 필승/GOODBYE’
라이브 음반 ‘95 다른 하늘이 열리고’
4집 ‘Seotaiji and Boys Ⅳ: 슬픈 아픔/필승/Come Back Home’
-1996년 베스트 음반 ‘Goodbye Best Album’
공식 해체 싱글 ‘시대 유감’
〈김영대|웹진 음악취향Y 필자〉/〈선정 기획|가슴네트워크〉
<출처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4집 Seotaiji And Boys 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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