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여행기 13 기적과 같은 만남 (Bunaken 2009년 8월 9일~10일)인도네시아 여행기 13 기적과 같은 만남 (Bunaken 2009년 8월 9일~10일)
Posted at 2010. 9. 28. 22:01 | Posted in 해외여행정보/말레이,싱가폴,인니 8월 9일(일)
새벽 3시가 조금 넘어서 배가 비퉁(Bitung)에 도착했다. 숙소를 정하자니 너무 늦은 시각이고 곧바로 마나도로 넘어가자니 마땅한 교통편이 있을지 의문이 되는 시각이다. 큰 배가 도착했으니 마나도로 곧장 가는 차가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짐을 쌌다.
항구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경찰 검문을 꽤 심하게 한다. 무장 경찰은 지나가는 외국인인 나를 제지하더니 항구 앞의 경찰서로 안내해준다.
경찰서에는 젊은 경찰들이 자고 단잠을 자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외국인 등장에 모두들 화들짝 놀라며 일어난다.
그나마 영어가 되는 경찰은 8월 중순부터 부나켄에서 해양 축제가 열리기 때문에 경비가 삼엄할 거라고 이야기 한다.
경찰관과 함께 항구로 돌아가 마나도로 가는 차편을 알아보는데 부르는 가격이 75000루피아(7.5$)이다.
지금 마나도에 가봤자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경찰관에게 웃돈을 주고 갈 것까지는 없다고 이야기 했다.
다시 경찰서로 와서 마나도와 부나켄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았지만 경찰관들은 밀려오는 졸음에 꺼벙이 눈이 되어 앉아 있다. 말로는 괜찮다고 하지만 갑작스럽게 등장한 나 때문에 그러는 모습을 보니 참 미안하다.
“그냥 나 컴퓨터로 여행기 치고 있을 테니까 그냥 자.”
처음에는 괜찮다고 버티더니 억지로 매트리스로 밀어내니 경찰관은 고맙다며 잠이 든다. 고마운 건 오히려 난데..
경찰들이 모두 잠 든 조용한 경찰서 사무실에 나 홀로 노트북에 여행기를 치고 있다. 간혹 용무가 있는 사람이 경찰서를 들리면 화들짝 놀라며 거리며 다시 나간다.
그동안 여행기가 많이 밀렸는데 집중해서 작성할 수 있었다.
오전 6시가 되자 날이 밝기 시작했다.
경찰들이 깰까봐 조용히 짐을 챙기고 밖으로 나와 터미널로 가는 미니버스(3000루피아)를 잡았다.
터미널은 항구에서 5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마침 첫 버스가 출발하려는 찰나에 도착했다. 마나도까지는 10,000루피아를 받는다. 새벽에 차를 탔더라면 65,000루피아를 더 내가 가야 했을 것이다.
1시간을 달려 마나도 터미널에 도착했다. 인터넷에 여행기를 올린지가 꽤 되어 인터넷을 쓰려고 하는데 론니에는 Mega몰(Mall)이 가장 인터넷이 빠르다고 써 있다.
메가몰로 가기 위해 운전사에게 물어보니 조수석에서 반가운 목소리가 들린다.
“어이 코리안. 우리 여기서 또 만나네.”
조수석에는 배에서 유일하게 영어가 통했던 아저씨가 타고 있었다. 정신없이 나오느라 인사도 제대로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또 만나다니.
메가몰을 간다고 하니까 자신만 믿으라고 한다. 아저씨는 운전기사에게 잘 설명을 해줘 덕분에 메가몰에서 근접한 곳에 내릴 수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버스비를 내려고 하자 아저씨는 자신이 돈을 냈다며 웃으면서 작별 인사를 한다.
메가몰은 8시부터 여는데 20분 정도가 남아 포장마차 같은 식당에서 나시고렝(볶음밥)을 시켜 식사를 한 후 메가몰로 갔다.
메가몰에서 인터넷 카페를 찾자 경비원은 자신의 오토바이에 타라며 메가몰 근처의 인터넷 센터에 데려다 준다.
인터넷은 한 시간에 5,000루피아이며 속도는 꽤 빠른 편이다. 무엇보다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기 때문에 더위를 식힐 수 있었다.(오전인데도 벌써부터 더움)
인터넷을 부나켄에 관한 정보를 찾으니 몇몇 다이빙 체험기를 제외하고는 정보가 거의 없다. 우리나라 여행자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장소임을 알 수 있다.
2시간 정도 인터넷을 하고 부나켄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선착장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잡으려는데 누군가 일본어로 말을 건다.
아저씨 한분이 일본어를 갓 배우는지 느린 속도로 일본어로 자기소개를 한다.
장난 좀 쳐볼까?^^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그동안 일본애들을 만나며 조금 익힌 일본어 단어를 꺼내니 철석같이 일본인으로 믿는다.
대화 도중 버스가 지나가기에 세워서 탔더니 아저씨도 같이 탄다. 아.. 그렇게 하시면 곤란한데..
‘쓰미마셍. 와따시와 칸국진데스(죄송해요. 전 한국인이에요.)’
솔직히 이야기를 하니 아저씨는 일본어가 능숙한 한국인으로 보고 계속 일본어로 뭐라 중얼거린다. 내가 일본어로도 약간 통하긴 하구나.
목적지에 도착하자 아저씨는 일본어로 여행 잘 하라며 다시 돌아간다. 이 아저씨는 끝까지 내가 일본어가 능숙하다고 믿나보다. 짧은 일본어를 테스트할 시간이 되었지만 다시는 같은 장난을 쳐서는 안 되겠다는 교훈도 동시에 얻었다.
부나켄에서 나오는 여행객들에게 섬에 ATM 기계가 있는지 물어보니 섬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한다. 부나켄에서 나오자마자 말레이시아로 떠나기 때문에 여기서 환전을 잘 해야 한다. 현지 돈이 모자라도 안되지만 남아도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ATM에서는 1,000,000루피아(100$)를 인출했다. 좀 더 넉넉하게 인출 할 수도 있지만 다이빙은 세 번 정도 하면 충분할거라는 판단 되었다.
선착장에 가서 부나켄으로 가는 배편을 알아보니 공용 보트는 없다고 이야기 한다. 무슨 소리? 분명히 론니에 있다고 써 있는데!
영어가 비교적 능숙한 현지인은 오늘은 일요일이라서 공용 배가 뜨지 않는다며 개인 배를 이용해서 부나켄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아. 맞다. 오늘 일요일이었지..
할 수 없이 마나도에서 하루 지내고 내일 아침에 와야 하는 상황이다. 발길을 돌리려는데 뱃사공 한명이 자신의 배를 타고 가라고 하며 200,000루피아(20$)를 제시한다.
무시하고 갈 길을 가니 영어가 능숙했던 뱃사공이 자신은 부나켄에 돌아가는 길이라며 50,000루피아에 태워주겠다고 한다.
공용 보트도 25,000루피아이기 때문에 꽤 괜찮은 제안이다. 결론은 OK.
배는 곧 출발하고 마나도가 점점 멀어진다. 스피드 보트에 승객은 나 혼자라서 전용 배를 탄 기분이다.
사공이 영어로 이름을 묻기에 대답해 주었다. 영어가 통하는 사람이 있으니 한결 편하다.
“내 이름은 루카스야. 나도 홈스테이를 하는데 하루에 100,000루피아(10$)면 식사, 커피, 과일 다 제공해. 만약 우리집에 가면 이 보트피 받지 않을게.”
대충 이곳 물가를 알고 있는 나로서는 솔깃한 제안이다. 그래도 이렇게 저렴한데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아 위치가 어디인지 물어보았다.
“집은 남쪽 해변(관광객이 주로 가는 곳)에서는 떨어져 있지만 10분 정도 걸어가면 해변이 있고, 스쿠버 다이빙을 할 때는 오토바이로 태워줄게.”
결론은 OK~ 루카스를 믿어보기로 했다.
마나도에서 40분 정도 항해 끝에 부나켄에 도착했다. 마침 썰물이라 배를 육지 쪽으로 끌어야 하는데 끙끙대는 루카스를 도와주니 고맙다며 웃는다.
부나켄은 마나도와 가까운 동남쪽 마을을 중심으로 내륙에는 오토바이가 지나 갈 수 있는 시멘트 도로가 깔려있다.
숙소는 해변에서 5Km 정도 떨어진 지점에 Tanjung Parigi 라는 마을 한 귀퉁이에 있다. 서양 여행자 한명이 식사를 하면서 책을 읽고 있었는데 내가 도착하자마자 반겨준다.
아일랜드 여행자이고 이름은 케빈이다.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5개월째 인도네시아를 여행했으며 이틀 뒤 에어아시아를 타고 말레이시아로 갈 거라고 한다.
이틀 뒤.. 나랑 같은 비행기잖아..
케빈은 이 숙소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 숙소는 정말이지 최고야. 100,000루피아 낸 것이 미안할 정도로 아침, 점심, 저녁을 푸짐하게 챙겨주고 있어. 마을도 조용하고 해변도 가까이 있어서 쉬기에 딱 좋아.”
숙소가 괜찮긴 괜찮은가 보구나.
“근데 캐빈. 이 숙소는 어떻게 오게 되었어?”
“아 정말 힘들었어. 첫날 공용(Public) 보트를 타고 와서 해변에서 숙소를 알아봤거든. 지금 물가가 미쳐있어. 대부분이 400,000루피아 이상을 불러. 숙소를 찾지 못해 두 시간 동안 걷고 있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던 루카스가 자기 숙소로 오지 않는지 물어보더라고. 그렇게 오게 되었어.”
케빈이 우여곡절 끝에 온 이곳을 난 마나도 항구에서 픽업 돼서 왔으니 운 좋게 온 셈이다.
케빈은 다이빙 자격증이 없지만 수라바야에서 100$를 주고 산 스노클링 장비로 실컷 즐기고 있다고 한다. 스노클링을 하면서 많은 해양 생물을 봤는데 바다거북과 상어를 봤다고 이야기 한다. 이 마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해변은 관광객이 거의 없기 때문에 환상적인 스노쿨링 장소라고 이야기한다.
케빈과 이야기 하는 도중 점심 식사가 나오는데 꽤 푸짐하다. 케빈에게 점심 식사만 그러는지 물어보니 세끼가 다 푸짐하게 나온다고 이야기 한다.
점심 식사 후 스쿠버 다이빙을 하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다시 동남쪽 해변으로 나왔다. 오토바이에서 처음 내린 다이빙샵에 다이빙 가격을 물어보니 25유로라고 대답한다.
“유로? 달러로는?”
“한 40달러 정도 내야 할껄?”
아무리 성수기지만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 다른 다이빙샵을 찾아봤지만 비슷한 가격대이다.
마을을 돌아다니며 알아보는데 한 청년이 다이빙을 알아보는지 묻기에 그렇다고 하니 자기 형이 있는 곳은 다이빙 한번에 20유로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 정도면 할 만한 가격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이빙샵에 가서 오늘 다이빙이 가능한지 물어 보았다. 대답은 OK.
마침 다이빙을 마치고 쉬고 있는 다이버들이 있어 부나켄 다이빙에 대해 물어보니 환상적이라고 대답한다. 한 다이버는 부나켄에서 다이빙을 하기 위해서 콜롬비아에서 이곳까지 날아왔다고 이야기 한다. 이쯤 되면 이곳에서 다이빙을 꼭 해야겠다.
다이버들 중에 네덜란드 부부가 참 친절하다. 부인은 이곳 다이빙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어느새 축구 이야기로 넘어가 2002년 월드컵 이야기를 비롯해 그 이후 박지성이 네덜란드 PSV에서 활동을 하며 실력을 쌓았고 지금은 맨유의 레전드로 발전했다고 이야기 했다.
“그런데 네덜란드는 유로 2008에 히딩크가 이끄는 러시아에 져서 떨어졌잖아. 그때 분위기 어땠어?”
그러자 남편은
“아. 말도마 끔찍해. 잊고 싶은 기억이야.”
윽.. 너무 아픈 곳을 건드렸구나. 다시 칭찬모드로.
“난 네덜란드 축구를 가장 좋아하거든. 특히 오베르마스를 좋아했는데 아쉽게 은퇴했잖아.”
오베르마스는 가장 빠른 축구 선수 중에 하나로 명문 구단인 바르셀로나에서 활동했으나 잦은 부상으로 은퇴를 했었다. 은퇴를 했지만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축구 선수를 꼽으라면 오베르마스라고 대답하며 조기 축구를 할 때에도 가장 좋아하는 포지션이 오른쪽 윙이다.
은퇴 후 소식이 궁굼 했는데 네덜란드 부부가 명쾌하게 해결해 준다.
“오베르마스는 우리 옆 도시에 살고 있어. 은퇴는 했지만 프로는 아니고 작은 축구팀에서 지금도 뛰고 있어.”
오베르마스에 대해 궁굼 했던 분들은 참고 하도록~
렌즈를 가져오지 않아 도수가 있는 마스크가 있는지 물어보니 없다고 이야기 한다. 시야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가이드가 신경을 많이 써주기로 한다는 조건하에 참가했다.
다이빙은 네덜란드 부부, 일본 여자, 콜롬비아 다이버 그리고 나 이렇게 5명이 참가했으며 보트를 타고 포인트로 이동했다.
부나켄은 화산 지형으로 절벽 지형의 다이빙이 주를 이룬다. 입수하자마자 산호초와 수많은 종류의 물고기를 볼 수 있었다.
다이빙도 좋지만 배를 타고 섬을 둘러 볼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보너스이다. 석양이 지는 가운데 네덜란드 부인에게 혹시 전에도 아시아를 여행 한 적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아무래도 목소리가 귀에 익은 것 같아서이다.
“2004년 쯤에 여행한 적이 있는데. 왜?”
“혹시 7월쯤에 캄보디아나 베트남에 있지 않았어?”
“어? 어떻게 맞췄어?”
분명 낯익은 목소리여서 물어봤는데 분명 만난 것 같다.
우리 이야기는 배안은 물론 다이빙샵에도 화제가 되었다. 네덜란드 남편은
“아.. 기억난다. 우리 한국인 대학생 만났잖아. 그때 머리 긴 여자애도 있지 않았어?”
머리 긴 여자애는 함께 여행했던 미진이를 말하는 것이다.
극적인 5년 만의 만남이다. 우리의 대화를 들으면서 주변 사람들은 “세상은 참 좁아.(World is small)”이라고 연신 이야기 한다.
남편은 렘코(Remko), 아내는 아나(Anne).. 5년 전 이들을 만났을 때에도 동양인인 나에게 참 친절했으며 그때도 축구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그 당시에도 참 친절하고 잘 어울리는 커플이라고 생각 했는데 그 이후 결혼을 했던 것이다.
아나의 목소리가 워낙 귀여워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지금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었다.
“참 신기하다. 그때 대학생이었는데 지금은 선생님이 되어있다니. 다음에는 아이를 데리고 만나겠네^^. 그런데 그 긴머리(미진이) 여학생은?”
“아.. 그 여학생은 다른 사람하고 이미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어.”
“그래? 그때 우리도 둘이 잘 어울린다고 했는데. 새로운 사랑이 나타 날 거야.”
“아니.^^;;; 이상하게 보지 마. 사랑했던 사이가 아니라 그냥 후배였어. 그럼 우리 5년 뒤에 또 만나겠네. 그럼 내일 다이빙 할 때 또 이야기 하자.”
다이빙샵에서 루카스 홈스테이까지 오토바이로 태워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함께 다이빙을 했던 마스터가 날 태워준다.
‘이렇게 만 날 수도 있구나..’
오토바이를 타는 순간에도 좀처럼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다. 5년 전 만남을 다시 만나는데도 오늘 하루만 해도 수많은 우연이 있었다. 내가 이 다이빙샵을 찾지 않았다면? 다이빙샵을 추천한 청년을 만나지 않았다면? 루카스 홈스테이에 안 왔다면? 그 전에 루카스가 부나켄으로 돌아갈 시간에 내가 항구에 있지 않았다면? 이런 수많은 확률 중에 하나라도 어긋났으면 같은 섬에 있으면서도 만나지 못했겠지.. 네덜란드 부부와는 확률로 계산할 수 조차 없는 우연을 뚫고 만난 것이다.
루카스 홈스테이에 도착하자마자 저녁 식사를 차려준다. 저녁 역시 부담스러울 정도로 푸짐하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아일랜드 여행자인 케빈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사실. 아일랜드에 돌아가도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아일랜드는 물가가 비싸서 돈을 모으기가 힘들거든.”
“그럼 한국도 생각해봐. 지금 한국은 영어 열풍이라서 학교를 비롯한 학원에서 원어민 강사의 수요가 꽤 많거든. 대학 졸업장만 있어도 금새 취직 될 거야. 숙소 식사 제공에 월 2000$ 정도?”
“그래? 네 이야기 들으니까 한국에 꼭 가야겠는 걸?”
오늘이 지나기 전 또 한명의 인생의 방향을 변경 시켜 놓았다.
8월 10일(월)
부담스럽게 잘 차려 준 아침을 먹고 다이빙샵에서 보내 준 오토바이를 타고 오전 다이빙에 참여하기 위해 샵으로 왔다.
루카스 홈스테이는 100,000루피아(10$) 낸다는 것이 미안하다고 여길 정도로 식사를 비롯해 과일을 잘 채려준다. 해변과 떨어져 있어 한적한 분위기이다.
다이빙샵과는 떨어진 곳이지만 다이빙샵에는 오토바이를 보내주라고 하면 해결이 된다. 이곳을 여행한 그 누구보다도 알차게 여행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전 다이빙은 네덜란드 부부, 나, 일본 여자와 함께 했다. 일본 여자는 도쿄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고 있는데 5년 전에 이곳에 처음 와서 여름방학이 되면 이곳에 2주 동안 다이빙을 하고 일본으로 돌아갈 정도로 부나켄에 반했다고 한다.
오전 다이빙의 백미는 첫 번째 다이빙이다. 수많은 수중 생물 중에서도 바다거북과 다섯 번 마주쳤다. 특히 마지막 거북은 크기가 거의 나만한 거북이로 내가 다가가도 도망을 치지 않는다. 덕분에 거북이와 나란히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일본 선생님이 찍어주었음)
오전 두 번의 다이빙을 끝내고 다이빙샵에서 계산을 하니 910,000루피아(91$)가 나왔다. 어제 마나도의 ATM에서 1,000,000루피아(100$)를 뽑은 것이 거의 들어맞았다. 다이빙샵 주인은 한국 여행자들은 이곳에 관심이 없는지 묻는다. 서양, 일본 여행자들에게는 알려진 이곳이 왜 한국 사람들에게는 알려지지 않는지 궁굼 하다.
“한국 여행자들도 언젠가는 이곳에 많이 올 거야. 한국은 이제 막 다이빙 문화를 접하기 시작한 분위기거든. 지금은 필리핀의 보라카이, 태국의 파타야, 이집트 다합에 한정되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을 것이 확실해. 그전에 한국인들이 이 다이빙샵을 찾게 하기 위해서는 한국인 다이빙 마스터를 두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거야.”
다이빙샵 주인인 아몬(Amon)은 진지하게 내 이야기를 듣는다. 혹시 이곳에 관심 있는 다이버 마스터는 info@nataniatravindo.com 으로 문의 메일을 보내면 될 것이다.
루카스 홈스테이로 돌아오자 사모님께서 코코넛을 주시기에 칼로 직접 꼭지를 베어 달콤한 코코넛을 먹었다. 여기에 오래 있다가는 살찔 걱정을 해야 할 판이다.
같은 숙소에 있는 캐빈은 스노클링을 하면서 본 바다 생물에 대해 연신 열변을 토한다. 부나켄은 다이빙뿐만 아니라 스노클링으로도 많은 바다 생물을 볼 수 있다. 하긴 다이빙과 스노클링으로 보는 건 다 비슷비슷하다. 다이빙 하는 사람이 좀 더 가까이서 볼 뿐이지.
스노클링 장비 대여료가 비싸기 때문에 미리 장비를 준비해 이곳으로 와도 괜찮을 듯하다.
루카스에게 다른 한국 사람이 이곳을 어떻게 찾을 것인지 물어보았다.
이메일은 가지고 있지 않고 휴대폰으로 전화하면 데리러 갈 수 있다고 말한다.
0813-5628-3966으로 전화를 하거나. 부나켄에서 루카스를 찾으면 될 것이다. 여행기에 숙소와 다이빙샵을 소개하는 것은 그만큼 괜찮고 만족감을 얻었기 때문에 적는 것이니 차후에 여행하는 분들은 꼭 참고하기 바란다.
인도네시아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이리안자야와 페르니 보트 여행을하면서 팍 지친몸을 부나켄에서 어느 정도 추스릴 수 있었다.
이제 여행의 반환점을 지났다. 이제는 말레이시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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