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명반]77위 DJ 소울스케이프(SoulScape)[한국명반]77위 DJ 소울스케이프(SoulScape)

Posted at 2010. 5. 30. 00:46 | Posted in 삶의한자락/미디어(영화,음악,TV)
기사입력 2008-05-29 17:24

ㆍ힙합 바탕에 소울·재즈 세련된 조화

힙합에는 MC(랩), DJ, 그래피티(Graffiti), B-Boy로 구성된 4대 요소가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먼저 힙합의 문을 연 것은 DJ들이었다.

주로 파티에서 음악을 틀던 그들이 턴테이블에서 브레이크(break)를 반복적으로 들려주면서 음악을 만들었고, 비트에 맞춰 흥을 돋웠던 사람들이 래퍼가 됐다.

그리고 간주 사이에 춤을 추던 사람들이 브레이크 댄서(break dancer), 즉 B-Boy가 됐다. 이렇듯 초창기에는 DJ의 역량이 컸다. MC들과 B-Boy의 음악을 만들어 주는 창조자였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음악을 만드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MC들이 직접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DJ들은 MC들의 곡에 스크래치를 해주는 일이 주된 업무가 됐다. 그렇지만 아직 많은 DJ들이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앨범을 내놓기도 하고, 디제잉을 독자적 음악장르로 발전시켜 턴테이블리스트(turntablist)란 명칭으로 활동하기도 한다. 스스로 DJ 군단을 만들어 그들의 세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럼 국내에서 이런 턴테이블리스트에 충실한 DJ는 누가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DJ 소울스케이프라고 말할 것이다.

물론 DJ 소울스케이프가 활동하기 전부터 유명했던 DJ 렉스(Wreckx)나 DJ 니들(Needle), DJ 민기도 있다. 하지만 DJ 소울스케이프가 현재 최고의 DJ로 인정받는 이유는 그의 데뷔작 ‘180g Beats’ 때문이다.

1999년부터 한국엔 힙합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힙합 마니아들은 MP라는 힙합 레이블을 힙합의 성전처럼 여기기 시작했다. 그 인기에 더불어 ‘MP Hip Hop 2000’이 발매됐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힙합 마니아들은 후속 앨범으로 누구의 앨범이 나올까 기대를 모으기 시작했다. 주석? 다 크루? 가리온? 사이드 비?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DJ 소울스케이프의 앨범이 먼저 빛을 보았다. DJ 소울스케이프는 MP의 신진세력이었고 숨은 실력자였다.

초기엔 별 반응이 없었지만 점점 입소문이 돌면서 음악 마니아뿐 아니라 음악 평론가 사이에도 호평받기 시작했다.

2000년 힙합 앨범으로는 처음으로 국내 명반 리스트에도 올랐다.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MC가 프로듀서와 작곡을 한 게 아니라 DJ를 통한 턴테이블리스트에 충실한 앨범이었기 때문. 힙합에 기본을 두고 있지만 소울과 재즈의 오묘한 조합, 연주곡과 랩곡의 균형감 있는 앨범 구성 등으로 당시 한국 힙합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

‘음악 시간’으로 경쾌하게 시작되는 이 앨범은 기타 소리와 비트, 스크래치의 조합이 일품인 ‘Morning’을 거쳐 한국 힙합의 큰 형님 메타의 목소리로 ‘부초’를 이어나간다. 지금도 사랑받는 밝은 느낌의 연주곡 ‘Candy Funk’, 육중한 비트의 ‘일탈 충동’부터 MC 성천의 ‘Sign’, 2개의 턴테이블로 비트와 스크래치로 채운 ‘보통 빠르기/느리게’, 마지막 곡 ‘Summer 2002’까지 DJ 소울스케이프만의 레퍼토리로 꽉 찬 앨범이었다. 이 앨범은 한국 힙합신 최초의 턴테이블리스트에 충실한 앨범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세환 a.k.a Nino | SONY-BMG 홍보담당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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