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명반]41위 유앤미 블루 ‘Nothing's Good English’[한국명반]41위 유앤미 블루 ‘Nothing's Good English’

Posted at 2010. 5. 29. 22:19 | Posted in 삶의한자락/미디어(영화,음악,TV)
1990년대중반. 서울 홍익대 앞 클럽 블루데빌에서는 ‘유앤미 블루’가 자주 무대에 섰다. ‘홍대앞 인디음악=발광하는 펑크’라는 도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던 시기였다. 블루데빌은 달랐다. 문학과지성사 지하에 자리한 클럽이어서 일까. 핏줄을 세우기보다 ‘자분자분한’ 이지적 밴드들이 많았다.

정원영, 한상원 밴드가 중심을 잡았고, 정경화, 임현정, 신윤철 등의 실력파들이 음악을 들려줬다. 자우림은 ‘미운 오리’라는 이름으로 가끔 공연했고, 공연보다 더 자주 서빙을 했다.

유앤미 블루는 블루데빌의 페르소나였다. 악 쓰는 것만이 인디가 아니라는 것, 사랑을 노래하는 다른 방식이 있다는 것, 록을 하면서도 감성적일 수 있다는 것을 조용히 보여줬다. 어쩌면 90년대 인디와 80년대 민중가요는 좀 닮아 있었다. 메시지만 좋으면 음악적으로 좀 모자라도 대충 접어주자는 분위기였다.

혁명이란 이데올로기를 담으면 눈 감아 주던 것이, 90년대에는 주류에 대한 저항이란 이미지를 넣으면 오케이였던 시절. 그래서 유앤미 블루는 영제너레이션이 아니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진정 애정을 표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인디밴드였다. 그러는 한편 반대파들은 두 멤버 이승열, 방준석이 유학한 뉴욕의 모던 록을 번안한 수준이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시간은 예술을 평가해준다. 나의 CD장 한국인디음악 부문에서 10년이 지난 지금 인상 쓰지 않고 다시 들을 수 있는 음반은 정말 몇 안된다. 그 중 하나가 이 ‘Nothing’s Good Enough’이다.

유앤미 블루는 두 명의 멤버가 모두 보컬과 기타를 담당하는 특이한 팀이었다. 심지어 둘은 비슷했다. 두 사람의 보컬과 기타는 분명히 다르지만 음반 안에서는 흡사했다. 서구 록에서 지니지 못한 외로움과 애상감이 녹아 있는 분위기가 전체 음반의 톤을 잡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 저편에 선 너’에서는 로드무비를 보는 듯한 분위기를 바탕으로 기타와 보컬이 함께 울부짖는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흘러가는 시간, 잊혀져간 기억’ ‘영화 속 추억’은 얼터너티브 사운드에 펑키함을 더한 곡이다. 여기에 ‘U2’의 영향이 가장 도드라진 ‘패션시대’, 흑인 음악의 느낌이 풍기는 ‘G’까지 담겨 있으니 성분이 참 다양했다. 그럼에도 이 음반이 산만하지 않은 것은 일관된 톤과 정서로 노래하고, 연주하는 두 사람의 단단한 중심 덕분이었다. 여러 성취가 있지만 특히 사운드의 짜임새에 있어 한국 록의 수준을 도약시킨 음반이다.

국내에서 3년간 활동한 뒤 이들은 해체했다. 이승열은 현재 솔로 활동으로, 방준석은 영화음악가로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 유앤미 블루의 이 음반은 94년 삼성의 음악사업단이었던 나이세스에서 나왔다. 2년 뒤 2집은 LG미디어에서 출반됐다. 문화콘텐츠 사업에 뛰어들었다 재미를 못보자 재빨리 발을 뺀 두 회사 덕에 1, 2집은 음악팬들 사이에 희귀음반이 됐다. (자본에) 버림받은 명작이랄까. 물론 2004년 두 음반이 플럭서스에서 재발매되기 전까지만.

〈우승현|네이버 대중문화팀장〉

<출처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1집 Nothing's Good Enough

장르/스타일
가요 > 락/메탈
발매정보
1994.06 (대한민국) | 삼성뮤직
 

앨범소개

'시대를 앞서간 걸작'
한국 최초의 모던 록 밴드 유앤미 블루 1집 [U & Me Blue - Nothing's Good Enough] 재발매!!

'한국의 유투(U2)' 유앤미 블루의 탁월한 데뷔 앨범. 기존의 국내 음악계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감각의 연주와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담은 수작이다. 단순히 멜로디만 강조되는 '가요'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방준석과 이승열의 매력적인 보컬, 깔끔한 기타 사운드와 탄탄한 리듬 라인, 탁월한 사운드 프로덕션 등 모든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한 작품. 열정적인 보컬과 세련된 연주가 담긴 멋진 곡 '세상 저편에 선 너'와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흘러가는 시간...잊혀지는 기억들', 뛰어난 리듬감과 친근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꽃', 그리고 많은 팬들로부터 사랑 받은 몽롱한 분위기의 'G'등 수록.

Music, Lyrics & Arrangements-U & Me Blue
Guest Musicians-김병찬(Bass),장경아(Key.,Piano),신윤철(Key.)
Lyrical Direction-송홍섭
Musical Direction-송홍섭,김병찬
Recording Engineer-박병준
Assistant Engineer-임채익,한의수
Mixing-김병찬,박병준(싫어)
Executive Producer-송홍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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