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명반]52위 부활 ‘부활 Ⅱ: Remember’[한국명반]52위 부활 ‘부활 Ⅱ: Remember’

Posted at 2010. 5. 29. 23:26 | Posted in 삶의한자락/미디어(영화,음악,TV)
경향신문|기사입력 2008-02-28 17:34
ㆍ록밴드의 자의식 충만한 역작

1987년, 록의 열기가 한층 고조되고 있었다. 해외의 헤비메탈 열풍과 때를 같이해 하드록과 헤비메탈이 한국 대중음악의 중심부로 파고들었다. 이전의 그룹사운드 세대와 차별되는 ‘부활’과 ‘시나위’ 그리고 ‘백두산’ 등이 등장해 성공했고, TV 가요 프로그램에 로커들이 수시로 출연할 정도로 기세등등했다. 방송과 공연, 음반이 제 기능을 하고 있었으며, 음악성과 인기가 떼어지지 않았던 시절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록 밴드들은 대체로 작곡을 주도하는 기타리스트와 개성 있는 보컬리스트가 역할을 분담하는 체제였다. 시나위의 신대철과 임재범, 백두산의 김도균과 유현상, 그리고 부활의 김태원과 이승철이 그러한 조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시나위와 백두산의 경우 음악적 발언권을 일정 부분 나눠 갖고 있었던 것과 달리 부활의 구분은 더 명확했다. 결과적으로 이 구도가 밴드들의 와해를 초래한 원인들 중 하나였지만, 어쨌든 당시로선 효과적이었다.

데뷔작 ‘부활 Ⅰ: Rock Will Never Die’(1986)에서 부활의 대중성을 증명했다면, ‘부활 Ⅱ: Remember’에서는 록밴드로서의 자의식을 표출했다. 환상적인 무드까지 동반한 ‘회상Ⅰ’로 시작해 8분여에 이르는 ‘회상Ⅱ’, 그리고 후에 이승철이 ‘마지막 콘서트’로 다시 부른 ‘회상Ⅲ’로 이어지는 ‘회상 삼부작’은 단연 최고다. 그 시절 음반들의 운명이 대개 그러했듯 난데없이 끼어든 건전가요 때문에 흐름이 단절되긴 했지만, 이 음반이야말로 음악적 역량이 응집된 역작이다.

김태원의 아티스트로서의 욕심은 11분이나 연주가 계속되는 ‘천국에서’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또 세르지오 레오네의 명작 ‘Once Upon A Time in the West’에 삽입된 엔니오 모리코네의 ‘Jill’s Theme’을 록 버전으로 커버하기도 한다. 기타리스트 김태원과 연주밴드 부활의 자기증명인 셈이다. 그러면서도 김태원의 절규와 이승철의 미성이 조화된 ‘슬픈 사슴’을 비롯한 모든 곡들에서 특유의 거친 서정성과 대중성을 놓치지 않는다. 김태원은 세련된 스타일로 스스로를 갱신해간 신대철이나 블루스에서 국악적인 시도까지 섭렵하며 기타의 장인으로 성장해간 김도균과는 다른 색깔의 뮤지션이었다.

창작자는 대부분 기타 연주자였음에도 유독 보컬리스트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다. 히트곡을 만들어 성공하면 보컬리스트가 솔로로 데뷔하고 밴드는 와해되다시피하는 공식이 반복됐다. 이 과정에서 몇몇을 제외한 많은 음악인들이 수면 아래로 모습을 감춰야만 했다.

부활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김태원이 전적으로 부활의 음악적 주도권을 쥐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승철과 함께 보컬까지 분담하고 있었지만, 마니아를 중심으로 지지를 받은 시나위 등과 달리 소녀 팬들까지 아우르는 인기를 획득하는 데에는 이승철의 역할이 컸다. 이것이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 김태원과 부활은 ‘부활 Ⅱ: Remember’ 이후 무려 6년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부활’한다.

선정·기획 | 가슴네트워크(www.gaseum.co.kr)

〈 나도원 | 웹진 가슴 편집인 〉
 
2집 Remember
장르/스타일
락/메탈 >
발매정보
1987.11 (대한민국) | 서울음반

앨범소개

Vocal-이승철
Guitar-김태원
Bass-정준교
Drum-김성태
Key.-서영진

이승철이라는 슈퍼스타를 배출한 그룹 부활은 헤비메탈에 국한되지 않은 가요계 전체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음악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밴드이다.
카리스마 가득한 보컬리스트 이승철의 탁월한 보컬과 김태원의 수려한 기타 연주가 중심이 된, 뛰어난 곡 구성력과 연주력을 바탕으로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만들어낸 부활은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 '회상', '슬픈 사슴' 등의 히트곡과 더불어 당대 최고의 밴드로 자리했다.
부활의 1, 2집은 국내 헤비메탈계에서 커다란 위상을 차지하는, 그리고 이후 대중적인 의미로서의 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80년대 한국 록의 최고 명반으로 꼽히는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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