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명반]22위 봄여름가을겨울 1집 ‘봄여름가을겨울’[한국명반]22위 봄여름가을겨울 1집 ‘봄여름가을겨울’
Posted at 2010. 5. 21. 03:13 | Posted in 삶의한자락/미디어(영화,음악,TV)기타리스트 김종진과 드러머 전태관의 듀엣으로 구성된 봄여름가을겨울이 가요사에서 갖는 의의는 향후 한국의 가요판이 보다 멋스러워질 수 있고 세련되어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그들이 정식으로 데뷔하기 바로 직전까지, 당시의 국내 가요계는 지금의 댄스 가요가 범람하는 것과 별 다를 바 없는 ‘발라드 천국’이었다. 백두산과 시나위 등 록의 감성을 수용한 음악은 마니아들의 전유물일 뿐이었고, 댄스로 어필했던 김완선과 소방차는 주류이긴 했지만 대중들은 그들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사실 그들의 등장은 굉장한 모험이나 다름없었다. 연주곡을 3곡이나 집어넣고 그것도 한 곡으로 전체의 세일즈를 기록했던 당시의 필드에서 머리곡을 연주 넘버로 등장시켰다는 건 망하려고 작정하지 않고서야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멋지게 해냈다. 대중적으로는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가 사랑을 받았지만, 앨범을 구입한 사람들은 모두 “하이라이트는 ‘거리의 악사’다!”라는 의견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음반을 구입하여 가수들의 목소리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던 대중들은 이 앨범 이후 흔히 ‘반주’라는 이름으로 폄훼했던 연주 파트에 촉각을 곤두세우기 시작했다.
또한 아무 카페를 배경으로 한 장 찍은 사진을 재킷으로 사용하고, 특정 곡에 ‘올인’하고 다른 곡들은 끼워 넣기 식으로 세일즈를 하던 당시의 관례를 그들은 따르지 않았다. 바로 자신들의 이름에 맞게, 4계절로 테마를 나누어 트랙 별로 구성한 콘셉트 앨범의 방식을 취한 것. 자연히 앨범의 커버는 두 사람의 생뚱맞은 얼굴 대신, 4계절을 표현하는 심플한 이미지가 빈 공간을 채워 주었고, 이 또한 기존의 가요계가 할 수 없었던 과감하고 용기 있는 결단이었다.
그러나 사실 봄여름가을겨울에게는 피해갈 수 없는 혐의가 하나 있다. 바로 카시오페아(Casiopea)를 위시한 제이 퓨전(J-Fusion) 음악으로부터의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이 그것. 이들을 이야기할 때 이 데뷔 앨범이 아닌 2집 ‘나의 아름다운 노래가 당신의 마음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면’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이들을 전국구 스타로 만들어 준 타이틀곡의 대히트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랬다. 그들은 결정적으로 아직 그 색깔을 완전하게 벗지 못했던 시기였다. 그것은 바로 이들 연주곡 중의 명넘버로 평가 받는 본작의 머리곡 ‘항상 기뻐하는 사람들’에서 명확하게 나타난다. 화려하게 시작되는 인트로를 지나, 전개되는 곡의 멜로디와 구성 방식 등은 일본의 그것과 많은 유사점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당시 김종진의 기타 프레이징은 카시오페아의 기타리스트 이세이 노로(Issei Noro)의 영향력이 강하게 묻어나 있고, 부분적으로 나타나는 기타와 키보드의 유니즌 플레이 역시 전형적인 J-Fusion의 작법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었다.
그러나 본작이 한국 가요사와 퓨전 재즈 역사에 있어서 빛나 보여야 하는 이유는 이후의 그 다음 트랙들에서 멋지게 증명된다. 단순히 ‘모방’뿐이었으면 본작은 그저 그런 범작에 그쳤겠지만, 이들은 세련된 J-Fusion의 코드를 한국화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대중들은 ‘퓨전 재즈’라는, 당시엔 아무나 못 듣는 생경한 장르를 들고 나온 이들의 음악에 전혀 거부감을 보이지 못했다. 이는 그들이 스스로가 원했던 음악을 한국에서 선보이기 위한 집요한 연구의 결과였다.
‘헤어지긴 정말로 싫어’와 ‘혼자 걷는 너의 뒷모습’ 등은 바로 그 ‘연구와 실험’이 낳은 중요한 요체들이며, 특히 ‘혼자 걷는 너의 뒷모습’은 이후 2집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타이틀곡 ‘어떤 이의 꿈’의 멋진 전편이 되었다. 한때 가요계를 풍미했던 동아기획 사단의 모든 음반들 중에서도, 본작이 중요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프로필
·결성 : 1988년
·구성원 : 김종진(보컬, 기타) 전태관(드럼)
·주요 활동
-1988년 1집 ‘봄여름가을겨울’
-1989년 2집 ‘봄여름가을겨울2’
-1992년 3집 ‘농담, 거짓말 그리고 진실’
-1993년 4집 ‘I photograph to remember’
-1995년 5집 ‘Mystery’
-1996년 6집 ‘BananaShake’
-2002년 7집 ‘Bravo, My Life!’
〈배영수|월간 52street 기자〉
1집 봄여름가을겨울
장르/스타일
가요 > 락
발매정보
1988.06.15 (대한민국)
서라벌레코드
그러나 그들은 멋지게 해냈다. 대중적으로는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가 사랑을 받았지만, 앨범을 구입한 사람들은 모두 “하이라이트는 ‘거리의 악사’다!”라는 의견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음반을 구입하여 가수들의 목소리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던 대중들은 이 앨범 이후 흔히 ‘반주’라는 이름으로 폄훼했던 연주 파트에 촉각을 곤두세우기 시작했다.
또한 아무 카페를 배경으로 한 장 찍은 사진을 재킷으로 사용하고, 특정 곡에 ‘올인’하고 다른 곡들은 끼워 넣기 식으로 세일즈를 하던 당시의 관례를 그들은 따르지 않았다. 바로 자신들의 이름에 맞게, 4계절로 테마를 나누어 트랙 별로 구성한 콘셉트 앨범의 방식을 취한 것. 자연히 앨범의 커버는 두 사람의 생뚱맞은 얼굴 대신, 4계절을 표현하는 심플한 이미지가 빈 공간을 채워 주었고, 이 또한 기존의 가요계가 할 수 없었던 과감하고 용기 있는 결단이었다.
그러나 사실 봄여름가을겨울에게는 피해갈 수 없는 혐의가 하나 있다. 바로 카시오페아(Casiopea)를 위시한 제이 퓨전(J-Fusion) 음악으로부터의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이 그것. 이들을 이야기할 때 이 데뷔 앨범이 아닌 2집 ‘나의 아름다운 노래가 당신의 마음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면’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이들을 전국구 스타로 만들어 준 타이틀곡의 대히트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랬다. 그들은 결정적으로 아직 그 색깔을 완전하게 벗지 못했던 시기였다. 그것은 바로 이들 연주곡 중의 명넘버로 평가 받는 본작의 머리곡 ‘항상 기뻐하는 사람들’에서 명확하게 나타난다. 화려하게 시작되는 인트로를 지나, 전개되는 곡의 멜로디와 구성 방식 등은 일본의 그것과 많은 유사점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당시 김종진의 기타 프레이징은 카시오페아의 기타리스트 이세이 노로(Issei Noro)의 영향력이 강하게 묻어나 있고, 부분적으로 나타나는 기타와 키보드의 유니즌 플레이 역시 전형적인 J-Fusion의 작법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었다.
그러나 본작이 한국 가요사와 퓨전 재즈 역사에 있어서 빛나 보여야 하는 이유는 이후의 그 다음 트랙들에서 멋지게 증명된다. 단순히 ‘모방’뿐이었으면 본작은 그저 그런 범작에 그쳤겠지만, 이들은 세련된 J-Fusion의 코드를 한국화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대중들은 ‘퓨전 재즈’라는, 당시엔 아무나 못 듣는 생경한 장르를 들고 나온 이들의 음악에 전혀 거부감을 보이지 못했다. 이는 그들이 스스로가 원했던 음악을 한국에서 선보이기 위한 집요한 연구의 결과였다.
‘헤어지긴 정말로 싫어’와 ‘혼자 걷는 너의 뒷모습’ 등은 바로 그 ‘연구와 실험’이 낳은 중요한 요체들이며, 특히 ‘혼자 걷는 너의 뒷모습’은 이후 2집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타이틀곡 ‘어떤 이의 꿈’의 멋진 전편이 되었다. 한때 가요계를 풍미했던 동아기획 사단의 모든 음반들 중에서도, 본작이 중요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결성 : 1988년
·구성원 : 김종진(보컬, 기타) 전태관(드럼)
·주요 활동
-1988년 1집 ‘봄여름가을겨울’
-1989년 2집 ‘봄여름가을겨울2’
-1992년 3집 ‘농담, 거짓말 그리고 진실’
-1993년 4집 ‘I photograph to remember’
-1995년 5집 ‘Mystery’
-1996년 6집 ‘BananaShake’
-2002년 7집 ‘Bravo, My Life!’
〈배영수|월간 52street 기자〉
1집 봄여름가을겨울
앨범소개
Lyrics,Composer,Arrangement-김종진
Director-송홍섭
Engineer-최병철
Adamas,Ovation Classic,Fender,Abe Gut Classic Guitar-김종진
Sonor Drums,Paiste Cymbals,Percussion-전태관
GUEST MUSICIAN
송홍섭-Tobias Bass(5string)
한충완-Steinway & Son Piano,Yamaha Piano,OBX-8,S-50,D-50, DX-7
황수권-Yamaha Piano, S-50, DX-7, Pho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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