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명반]47위 마이 앤트 매리 ‘Just Pop’[한국명반]47위 마이 앤트 매리 ‘Just Pop’

Posted at 2010. 5. 29. 23:07 | Posted in 삶의한자락/미디어(영화,음악,TV)
ㆍ대중가요 진정한 ‘팝’이 되다

정순용(v·g), 한진영(b·v), 박정준(d·v)

밴드의 음악적 욕심이 대중적으로 요구되는 스타일에서 괴리되지 않을 융통성을 갖춰야 하는 것을 전제로, 성공이라는 명제에 도달한 밴드에는 두가지 유형이 있다. 데뷔 앨범부터 완벽하게 많은 것을 분출하고 서서히 그 에너지를 소멸해가는 유형과 시행착오를 거쳐 밴드로서의 유대감이 더 견고해지고 고유의 음악적 정체성을 점차 완성해가는 대기만성형이다. (물론 한 번의 멤버교체를 겪기도 했지만) 마이 앤트 매리는 드물게도 후자의 모범적인 전형에 속한다.

크라잉 넛의 등장 이후 홍대 클럽을 중심으로 한 인디 록 무브먼트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시기에 야심찬 출사표를 던진 1집 ‘My Aunt Mary’는 당대에 각광받았던 델리 스파이스와 언니네 이발관의 음악적 성과에 빗대어 무난함 이상의 비범함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더욱 절치부심했을 2집 ‘2002 Rock ‘N’ Roll Star’에서는 1집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 청자들마저 포섭하는 데 실패했다. 문제는 그들이 데뷔 초기부터 언급하던 자신들의 음악에 대한 슬로건, ‘Just Pop’이라는 명제에 어울릴 만한 팝과 록의 모호한 경계를 조율하는 데 있어 필요 이상의 강박관념을 가진 데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본작은 비로소 그 강박관념을 보기 좋게 떨쳐버린 (앨범 타이틀 그대로) 진정한 ‘Just Pop’이었고, 21세기 한국 대중음악의 가장 빛나는 순간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소위 한국산 음악마니아라면 누구나 거쳐가야 할 중요한 존재로 그들의 위치를 격상시켰다. 놀라운 것은 그러한 찬사에 마땅히 따라야 할 것만 같은 음악적 실험과 혁신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선에서, 감각적인 송라이팅과 절제된 감성에만 철저하게 의존함에도 진부하지 않게 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우리 대중가요식의 정돈된 (‘록’의 형식을 따르는) ‘팝’ 음악을 완성해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예는 영국, 미국의 선진 음악권에서도 레드 핫 칠리 페퍼스와 진 블러섬스, 세미소닉과 스테레오포닉스 정도만이 표출할 수 있었던 장점 중 하나였다.

거부할 수 없는 유연한 멜로디와 코러스의 군더더기 없는 매력을 지닌 ‘공항 가는 길’과 특유의 아련하면서도 절도있는 서정성이 빛을 발하는 ‘기억의 기억’, 대중적인 멜로디와 퓨전 재즈적인 성향이 이상적으로 결합된 ‘골든 글러브’와 ‘럭키 데이’, 청명한 어쿠스틱 발라드와 그런지가 결합한 ‘소꿉친구’, 그루브한 서정성이 돋보이는 미드 템포의 발라드 ‘원’과 ‘파도타기’ 등 개개의 곡이 지닌 뚜렷한 색깔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마이 앤트 매리만의 개성으로 기억될 만하다.

향후 우리의 인디 록 토양에서 음악적으로 훨씬 많은 잠재력을 갖춘 실험적 밴드들이 더욱 많이 양산될 것이지만, 그들 대부분이 근접하거나 도달하지 못할 영역에 마이 앤트 매리는 이미 자리를 잡았다. 그것은 바로 그들이 본작을 통해 일궈낸 ‘Just Pop’의 완성이다.

〈 이태훈 | 향뮤직 온라인사업팀 대리 〉
 
<출처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3집 JUST POP
장르/스타일
가요 > 락/메탈 , 락/메탈 >
발매정보
2004.07.22 (대한민국) | 드림비트

앨범소개

홍대 출신 3대 브릿팝 밴드로 델리 스파이스, 언니네 이발관과 꼽히는 마이 앤트 메리의 새 앨범 [JUST POP]이 드디어 공개되었다.

지난 3월, 싱글 "공항 가는 길"로 건재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마이 앤트 메리는 강력한 브라스 세션이 한층 분위기를 살린 "골든 글러브"를 첫 싱글로 총 12곡을 이번 앨범에 수록하였다. "파도타기", "공항 가는 길", "원"등 친숙한 곡들과 "럭키 데이", "기억의 기억", "Fairy Tale"등 남성적이면서 세련된 마이 앤트 메리의 매력이 넘치는 곡들로 가득한 이번 앨범은 2004년 여름을 기억하게 해줄 것 이다.


//